논쟁에서 검증  /  생명의 기원

적응도 함수를 바꾸면 결론이 바뀐다

유전자 탄생 시뮬레이션에서 무엇을 ‘더 나은 유전자’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.

김아람 2026년 9월 6일 읽기 12분 [예시 글]
01

다루는 주장

비유전자 서열에서 기능을 갖춘 유전자가 새롭게 출현할 수 있다는 de novo 유전자 이론은, 최초의 기능적 서열이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물음을 정면으로 겨냥합니다. 이 글이 다루는 주장은 그중에서도 좁습니다 — 무작위 서열이 자연선택의 반복을 거치면 기능적 유전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.

[본문이 이어집니다. 실제 글에서는 대상 논문과 그 주장이 인용과 함께 특정됩니다.]

02

깔려 있는 전제

이 주장이 참이려면 먼저 참이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. 그중 거의 언급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— 무엇을 ‘더 나은’ 서열로 칠 것인가. 시뮬레이션에서 이 역할을 맡는 것이 적응도 함수(fitness function)입니다.

전제가 달라지면 같은 흔적이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. 문제는 그 전제가 대개 밝혀지지 않은 채 결론만 전해진다는 데 있습니다.

[본문이 이어집니다.]

03

검증 가능한 형태로

전제를 시험하려면 그것을 바꿔보면 됩니다. 꿀벌 계통 특이 단백질 Apisimin을 목표로 두고, 적응도 함수만 서로 다르게 설정한 유전 알고리즘을 같은 조건에서 반복 실행했습니다.

그림 영역 · 720 × 380

그림 1. 적응도 함수 설정별 세대-적합도 궤적. [캡션이 들어갑니다.]

[본문이 이어집니다.]

04

데이터가 말하는 것

결과는 갈렸습니다. 목표 서열과의 유사도를 적응도로 삼으면 수렴하고, 기능적 제약만을 적응도로 삼으면 수렴하지 않았습니다. 계산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. 답은 처음에 넣은 가정이 이미 정해두고 있었습니다.

[본문이 이어집니다.]

05

남은 열린 질문

이 결과는 어느 쪽 결론도 확정하지 않습니다. 다음 세 가지가 열린 채 남습니다.

실제 자연의 선택압에 대응하는 적응도 함수는 무엇인가. 그것을 독립적으로 정할 방법이 있는가.
Apisimin 하나의 결과가 다른 계통 특이 유전자에도 나타나는가.
원형 정보 체계 가설은 이 데이터에서 무엇을 예측하며, 무엇이 관찰되면 기각되는가.